"몇십 년을 버텼지만‥" 계속 문 닫는 섬 초등학교
앵커
인구절벽의 파도가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은 농어촌, 특히 섬마을의 학교들입니다.
80년 가까이 버텨왔지만, 더이상 학생이 없어 올해 한 명의 졸업생을 마지막으로, 이제 문을 닫게 된 초등학교가 있습니다.
이종승 기자가 졸업식에 다녀왔습니다.
리포트
육지에서 배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경남 사천의 한 섬.
섬 중앙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고 있습니다.
"대구산 영봉에서 정기를 받아~"
올해 졸업생은 1명.
후배가 읽어주던 송사도 졸업한 지 49년이 지난 선배가 대신합니다.
[김학명/신수도분교 24회 졸업생]
"한 백 년 갈 줄 알았는데, 오늘 단 한 명 졸업식이라‥"
79년을 버텨왔지만, 이번 졸업식을 끝으로 이 학교는 문을 닫습니다.
자신이 마지막 졸업생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, 학교가 다시 문을 여는 날을 기원합니다.
[진연성/신수도분교 졸업생]
"언젠가 다시 학교에 저의 후배가 입학하는 날이 꼭 오리라 믿고 있습니다."
하지만 졸업생의 희망과 달리 인구절벽의 현실은 냉정합니다.
20여 년 전 만해도 7백여 명 이었던 인구는 현재 240여 명으로 줄었습니다.
이런 흐름을 거스르려는 안간힘이 작은 결실로 이어진 곳도 있습니다.
남해의 한 초등학교, 이곳 학생들은 농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을 토대로 책을 직접 만들어 판매도 합니다.
주민들은 이주가족이 머물 집을 찾고 고쳐주는 일까지 해주고 있습니다.
덕분에 3년 전 18명이었던 학교 정원이 현재 55명까지 늘었습니다.
학교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폐교를 가까스로 막아낸 건데, 앞으로가 걱정입니다.
[최홍서/집수리봉사단장 (귀촌 주민)]
"(이주를 위한) 빈집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고 임대를 잘 안 해주시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."
2000년 이후 경남에서만 문을 닫은 학교는 모두 124개에 달합니다.
MBC뉴스 이종승입니다.
출처: MBC 뉴스 유튜브 공식채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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